낙타 등을 타고 서울성곽을 오르락 내리락
Walkholic과 함께 걷는 서울성곽 한바퀴 ⑨
■ 혜화문 ~ 낙산공원 ~ 흥인지문
서울성곽 탐방도 이제는 막바지에 이르렀다. 마지막 구간인 좌청룡 낙산구간만을 남겨두고 있다. 서울 도성의 좌청룡에 해당되는 낙산은 산 모양이 낙타(駱駝)의 등과 같다고 하여 낙타산 또는 낙산이라 불리게 됐다. 오래 전부터 숲이 우거지고 약수터가 있어 아침산책길로 많이 이용됐다. 이곳 역시 사람 키 정도의 체성만 남아 폐성이 되다시피 한 것을 1975년부터 복원하여 동대문 이대병원 담장까지 완벽하게 복원했다.
혜화문에서 끊어진 성곽은 대로를 건너 가톨릭대학교 동쪽 담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사유지인 관계로 가톨릭대학교를 경유해 성곽 안쪽으로는 탐방할 수 없다. 그 대신 혜화문에서 내려와 한성대입구역으로 간다. 한성대역에서 삼선동자치센터 쪽으로 올라가면 성벽 바깥쪽 밑 골목길로 충분히 성벽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다. 본격적인 낙산구간 탐방은 한성대입구역에서 시작한다고 보면 될 듯하다.
역에서 3번 출구로 나와 한성대 방향으로 쭉 올라가면 보면 행복슈퍼가 나온다. 행복슈퍼를 바라보며 우회전하여 장수길을 따라 한참을 올라간다. 길 오른편에 자리한 빌라들 사이사이로 성곽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길 중간에 만나는 삼선동주민센터를 지나 더 한참을 올라가다 보면 원앙빌라가 보이는데 그 골목 끝에서 좌회전하면 다시 성곽을 만날 수 있다. 성곽 바로 밑을 따라 걷기를 100여 미터. 하지만 머지않아 성곽공사 관계로 길이 막힌다. 여유가 있다면 이곳 바로 아래 한성대학교 옆 삼성공원 안에서 ‘삼군부총무당’을 볼 수 있다.
삼군부총무당은 조선의 군사업무를 담당하던 삼군부의 청사건물이다. 고종 5년(1868)에 덕의당•청헌당과 함께 지어졌다. 원래 광화문 남쪽 현재의 정부종합청사 자리에 있던 것을 삼군부 청사의 중심이 되는 총무당만을 1930년대에 지금의 위치로 옮겼다. 앞면 7칸•옆면 4칸 규모이며, 지붕 옆면이 여덟 팔(八)자 모양인 팔작지붕집이다. 중앙 3칸은 대청이고 양 옆에 1칸의 온돌방이 있으며 그 옆에는 광이 있다. 삼군부 총무당은 조선시대 관아건물로서 희귀한 문화재이다.
성곽공사로 막힌 길은 어쩔 수 없이 왼쪽 언덕길로 올라가 장수 2․3길이라는 이정표를 따라 주택가 사이의 계단길로 우회해야 한다. 이정표를 따라 간 주택가 골목 끝에선 암문이 하나 보이는데, 그 암문을 통해 성곽 안으로 들어서면 바로 낙산의 정상 ‘낙산공원’이다. 그 중에서도 놀이마당에 들어선 것이다.
'서울의 몽마르트 언덕' 이라 불리는 낙산공원에서 바라다 본 서울의 전경은, 한마디로 시원시원하다. 정상에서는 도봉산, 북한산, 인왕산, 남산까지 도심의 산과 사대문 안 빌딩 숲이 눈앞에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놀이마당을 중심으로 성곽 안쪽을 따라 출입이 금지된 가톨릭대학교 방향으로 내려가면 제1전망대-중앙전망대(제2전망대)-제3전망대까지 탐방할 수 있다. 놀이마당의 3번 마을버스정류장에서 한성대 쪽 능선을 따라 쌍용아파트를 지나면 청백리 유관과 지봉유설의 이수광 선생의 집터인 ‘비우당’과 ‘자주동샘’도 찾아볼 수 있다. 그런가하면 놀이마당에서 대학로 방향으로 내려와 중앙광장과 동숭어린이집을 지나 더 내려가면 이승만 전 대통령이 거처했던 ‘이화장’도 볼 수 있다.
낙산공원 주변의 유적지를 다 둘러보았다면 다시 낙산공원 놀이마당에서 성곽 안쪽을 따라 창신동 방향으로 내려오면 된다. 성곽 안쪽을 따라 이어지는 창신동의 주택가 골목길은 제법 가파르지만 미로를 찾듯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참을 내려오다 성벽 중간에 나오는 암문을 통해 성곽 바깥 길로 나온다. 걷기 쉽게 조성된 오롯한 산책로에는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긴다. 조용한 산책로에 제법 시끌벅적한 소음이 들릴 때쯤 동대문 이대병원 뒤에서 낙산지구 성곽은 끊기고 흥인지문이 나온다.
이렇게 해서 워크홀릭은 내사산(남산•인왕산•북악산•낙산)과 4대문(흥인지문•숭례문•돈의문터•숙정문) 그리고 4소문(광희문•남소문터•소덕문터•창의문•혜화문)을 연결하고 있는 18.2km의 서울 성곽을 마쳤다. 남은 것은 이제 익숙한 일상의 길로 만드는 것. 방법은 하나다. 걷고 또 걷는 것. 같은 길을 조금씩 더 깊게 걷는 것.
워크홀릭 담당기자 최경애 doongjee@joongang.co.kr
2008.11.07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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