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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에톨리 발자국에서 찾은 걷기의 원형

최초작성 [JMnet 09.21 10:36] | 마지막 업데이트 [JMnet 10.23 10:41] 이 문서는 총 501번 읽혔습니다.


| 편집 | 호모 에렉투스, 인간이 걸으면서 얻은 것과 잃은 것

‘마사이워킹’의 발상지(?)로 유명한 탄자니아 마사이족 마을에서 4,50분 떨어진 곳에 올두바이 계곡이 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보이세이와 호모 하빌리스, 호모 에렉투스 등 인류의 진화 과정이 발견된 곳이다. 1978년, 이 계곡에서 남쪽으로 45km 떨어진 라에톨리 평원에서 인간의 직립보행의 증거라고 할 수 있는 ‘라에톨리 발자국 화석((Laetoli footprints)’이 발견됐다. 350만 년 전의 발자국으로 1974년 에티오피아 하다르에서 발견된 인류 최초의 어머니 루시(Lucy,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 320만 년 전)보다 30만년 앞선 화석이다. 라에톨리 평원이 인류의 고향으로 불리는 이유는 직립보행이 인류 진화의 첫 번째 특징이기 때문이다. 사전적 의미로 직립보행은 사지(四肢)를 가진 동물이 뒷다리만을 사용해 등을 꼿꼿하게 세우고 걷는 것을 말한다. 주로 인간이 이동하는 형태를 이르는 말로 원숭이나 캥거루 등이 직립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인간처럼 ‘제대로’ ‘줄곧’ 걷는 동물은 없다. 때문에 고고학자나 인류학자들은 아이가 아장아장 걷는 모습을 보며 350만 년 전 라에톨리 발자국을 떠올린다.


| 편집 | 직립보행의 문제점을 최소화 하라

직립보행을 할 수 있게 된 데는 뼈의 구조와 중등근(옆구리 운동을 할 때 잡는 허리 바로 아래 근육)의 역할이 크다. 특히 인간의 골반 뼈는 횡으로 넓게 퍼져있는 네발짐승과 달리 위아래로 길게 뻗어 있고 그 위에 중등근이 발달해 있다. 또 몸에 있는 평형기관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정기관이라고도 하는 이 기관은 내이(內耳) 안쪽의 달팽이관과 반고리관 사이에 있는 부분으로 몸의 운동감각이나 신체의 균형을 감지한다. 두 다리로 걷는 로봇 개발이 어려웠던 것은 바로 이 평형감각을 물리적으로 실현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결국 오랜 진화를 거쳐 이러한 신체적 특징이 갖춰짐으로써 “척추를 지구중력 일직선상에 맞춰 최대한 저항을 받지 않게 하고, 허리의 좌우회전 운동으로 골반을 거쳐 한쪽 다리의 체중을 다른 한쪽 다리에 옮기게 함으로써 앞으로 전진하는 보행형태”(정성렬)가 가능해진 것이다. 그 덕에 인류는 먼 거리를 경계할 수 있게 됐고, 후각보다는 시각과 청각을 더욱 발달시킬 수 있었다. 또 두 손을 자유롭게 함으로써 도구를 사용(호모 하빌리스)한 데 이어 불을 사용(호모 에렉투스)하고 생태계를 정복(호모 사피엔스)하고 예술을 하는(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인간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하지만 모든 얻는 것에는 대가가 필요하다. 두 발로 걸음으로 인해 네 발로 다닐 때 없었던 질병을 갖게 된 것이다. 먼저 장기가 문제다. 네 발로 다닐 때는 내장기관이 척추 아래에 매달려 있어 서거나 눕거나 부담이 없었던 반면, 두 발로 서게 되자 내장이 차곡차곡 쌓이는 형태가 돼 눌리게 된 것이다. 그만큼 소화력은 떨어지고 노폐물이 쌓이게 돼 냄새도 심해지게 됐다.


| 편집 | 대들보에서 기둥이 된 척추

척추 또한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된다. 자연치유대학 이남진 교수는 <척추가 바로 서야 공부가 즐겁다>라는 책을 통해 체형에 변형이 일어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직립보행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 네 발로 다닐 때 척추는 가로로 대들보와 같은 기능을 했지만, 직립보행으로 인해 기둥 역할을 하게 됐다는 것. 기둥 역할을 하는 척추는 골반을 거쳐서 다리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골반은 상체를 받쳐주면서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 교수는 “골반부위의 고관절에 이상이 생기면 우리 몸은 그 영향을 직접 받게 되며 O자형, X자형 다리와 같은 이상이 생기고, 엉덩이가 처지면서 등이 굽거나 자라목 현상이 생기기도 한다”고 말한다. 10명중 7명이 허리 디스크를 호소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발과 다리도 마찬가지다. 한국신발피혁연구소의 여민우 연구원은 “사람은 동물과 달리 대부분 착지 후 안쪽으로 발돌림 운동이 일어나 인체에 상당한 충격을 준다. 장시간 걷게 된 후 전경골근 등 다리가 아픈 이유 중의 하나는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현대인들의 걸음걸이를 관찰하면 몸 전체를 이용하기보다는 하체만을 이용해 걷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걸을 경우 무릎관절에 더 많이 의지하게 돼 지면에 닿으면서 발생하는 충격이 인체에 그대로 전달되고 만다. 우리가 바로 걸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직립보행으로의 진화에 있다. 두 손을 얻기 위해 안전한 네 발 걷기를 포기하고 서서 걸었기 때문이다. 몸을 곧게 펴고 턱을 당긴 후, 일정한 보폭으로 팔을 가볍게 흔들며 발뒤꿈치부터 발바닥을 안으로 대고 걷는 바른 걷기는, 이처럼 불완전한 직립보행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또 다른 진화의 결과물인 셈이다.


신동섭 프리랜서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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